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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열현] 카페인

Mermaid me 2017. 6. 11. 23:29
카페인 이전 글과 이어집니다.

Written by. AE ZZI

백은 주먹을 꽉 쥐었다. 현이 그 꼴을 보고는 웃음을 탁 터뜨린다. 여유로운 척이란 척은 다 하더니 그런 것만은 또 아니었나보네.

"형도 잘 알지. 나 뭐 뺏기는 거 되게 싫어하잖아. 그게 물건이든 사람이든."
"뺏기는 게 싫으면 잘 간수 했어야지."
"애초에 뺏질 말았어야지."
"……."
"형도 알고 있었잖아? 내가 눈독들이고 있었단 거."
"……."
"형은 옛날부터 그게 좆같았어. 뭐든 나한테 안 주려고 악을 썼잖아."
"…글쎄."
"이번엔 내가 가질게. 그래도 되지? 형."

백은 대답을 않았다. 하지만 현은 여유로웠다. 조금씩 떨리는 형의 손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내 현은 찬열이 가져온 커피 한 잔을 받아들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러면서도 찬열에게 웃어주는 것은 잊지 않았다. 형도 이쯤이면 박찬열을 포기하겠지. 여차하면 형수에게 진짜로 일러바칠 계획이었다. 집안이 무너지든 말든 내 상관이 아니다. 난 박찬열만 가지면 된다.

"…박찬열."

카페인을 못 마시는 현은 찬열이 가져온 커피를 그대로 화분에 쏟아부었다. 박찬열은 마치 카페인같다. 심장을 뛰게 만들고, 잠에 들지 못 하게 한다. 카페인같은, 박찬열.

* * *

식탁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던 현이 시선을 빙 돌렸다. 형의 자리가 비어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찬열도 없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왠지 모르는 불안감이 현을 껴안았다. 바삐 음식을 나르는 도우미를 부른 현이 말을 꺼냈다.

"변 백은요."
"아, 큰도련님께선 아침 일찍 나가셨어요."
"그럼 형수는요."
"사모님께선 본가에…."
"박찬열은."
"예?"
"박찬열은 어디 있냐고요. 아침부터 안 보이잖아."
"그건, 아, 저도 잘…."
"아는 것 같은데."
"……."
"알잖아 당신."
"…그, 그게."
"박찬열 어디갔어."

현이 으르렁댔다. 도우미는 현과 눈도 마주치지 못 하고 온몸을 떨어댔다. 작은 도련님은 자상하지만 난폭하시다. 눈 밖에 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큰도련님께서,"
"……."
"혹여 도련님이 찬열이를 찾거든,"
"……."
"이번에도 큰도련님이 가지신다고, 그렇게, 전해,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현이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재미있네 변 백.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형은 형 동생을 잘못봐도 한참 잘못 봤어. 이내 폰을 꺼내든 현이 형수에게 전활 건다. 도우미는 손을 달달 떨며 발걸음을 뒤로 했다. 이 집안이 대체 어떤 꼴이 될지 안 봐도 뻔했다.

"네 형수님. 이른 아침에 죄송합니다. 아뇨, 그냥, 혹시…."

자리에서 일어난 현이 걸음을 옮겨 밖으로 향한다. 그리곤 차에 올라타 아무런 표정도 없이 빠르게 차를 몬다. 현은 당장에 박찬열을 데려와 자신의 손아귀에 넣을 예정이다. 백을 죽이고서라도 그럴 자신이, 현은 있었다.

"형이 지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형수님은 알고 계시나, 해서요."








네…꼴에 열린 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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